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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wind가 아니라 wish이다. 주연처럼 보이는 위 4인방 중 2인은 생각보다 빨리 사라진다.

 영화 <바람>은 배우 정우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2009년 개봉한 독립 영화입니다. 그 당시는 지금과는 다르게 독립 영화에 대한 관심이 처참했는데도 불구하고 관객수 10만을 기록했습니다. 그 뒤로도 지난 14년간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토렌트 천만 영화라는 별명을 얻었죠. 너무 늦지 않게 전국 극장 개봉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만큼 재미는 보장하는 영화 <바람>의 재미와 매력 요소에 대해서 오늘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남자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나레이션

 남자 고등학생들은 왜 그럴까요? 아니, 남자들은 왜 그럴까요? 대부분의 남자들은 강함에 대한 동경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강하지 못하죠(웃음). 그래서 속으로 상상을 많이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그 때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거죠. 물론 대부분은 그러질 못합니다.

 영화 <바람>은 주인공 짱구(정우 배우의 본명인 김정국의 별명, 별명이 배역명이 된 케이스)가 처한 상황이나 속마음을 나레이션을 통해서 들려줍니다. 그런데 그런 속마음이 필터 없이 꽤나 리얼해서 많은 공감을 얻습니다. 그동안 많은 영화들을 봐왔지만 이렇게 나레이션을 많이 하는데 거슬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영화는 처음입니다. 정우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들리는 주인공의 속마음은 이 영화의 강력한 매력 포인트입니다.

 

일진 이야기?

 <바람>은 주인공의 1학년 입학식으로 시작해서 3학년 졸업식으로 끝나는 영화입니다. 어리버리한 신입생으로 시작하여 점차 불량 써클인 몬스터의 일원이 되는 1학년 분량은 이 영화의 재미요소를 충족 시킵니다. 앞서 말씀드린 강하지 못한 남자들의 상상을 대리만족 시켜주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 가식 없이 솔직합니다. 만화 속 캐릭터처럼 그린 듯한 남성상을 보여주는 등장인물도 있지만 일진으로 분류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허세일 뿐임을 잘 보여줍니다. 여타 액션 영화처럼 화려하게 싸우는 장면은 전혀 없으며, 간혹 나오는 일대일 싸움 장면은 대부분 개싸움이죠. 그래서 후술할 부분과 맞물려 단순히 일진 대리만족 이야기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들이 있습니다.

 

후회와 반성 이야기!

대략 100분 정도 되는 영화 분량은 앞서 말씀드린 1학년 60분, 그리고 본격적인 써클 생활을 한 2학년 내용이 20분, 마지막으로 불략 학생 생활의 덧없음과 반성에 관한 내용이 20분입니다.

 강함에 대한 동경과 일진이 되어가는 이야기가 전체 이야기의 80%나 차지하는 만큼 후반부의 반성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비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불량 써클 몬스터의 선배들이 꽤나 매력적인 인물들로 그려지기 때문에 일진 미화라고 비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특히 3학년이 되면서의 나레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드디어 3학년이 되었다. 3학년이 되면 완소 대장이 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더 평범해졌다. 반 친구들과 써클 친구들의 경계는 거의 볼 수 없었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나와 친구들은 성숙해졌다.'

 이 나레이션을 통해 영화는 불량 써클 활동의 끝에 어떤 영광 같은 것은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또한 주인공의 졸업식에서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1학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대화하는 장면의 나레이션도 그렇습니다.

 '친구들 중에 건달이 된 사람은 없다. 그리고 내가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말을 끝까지 다하지 않고 나레이션과 영화가 마무리 되는데요.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나레이션의 뒷부분을 스스로 채우게 되는데요. 영화를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가족에 대한 미안함, 좋은 어른이 되겠다는 말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로 나레이션의 뒷 부분을 채우게 됩니다.

 

아쉬운 등급분류

 그래서 이 영화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인 것은 꽤나 아쉽습니다. 극 중 교복을 입고 담배피는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고 모방위험이 있다는 것은 납득이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불량 학생의 길로 접어든 학생이라면 오히려 이 영화를 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범죄도시2>가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인 현재의 기준에서 보면 <바람>도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이 적당해보입니다.

 

결론

 영화 <바람>은 주인공의 가족 이야기를 통해 일진 생활을 반성하면서도 억지 신파로 가지 않는 담담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영화의 교훈적 메시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포스팅을 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교훈이 느껴지는 것이지 억지로 설교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영화 <바람>은 밸런스가 아주 좋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의 무게감을 생각하는데요. 시청하는 저의 기분이나 몸 상태에 따라 보고 싶은 영화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바람>은 밸런스가 좋기 때문에 어떤 상태에서 보더라도 재미있어요. 몇 번이나 봤지만 항상 만족스럽습니다. 아마 여러분들께서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에요. 강력 추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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